어릴 적 누군가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고 물으면 우리는 주저 없이 대답했습니다. “과학자요!”, “가수요!”, “소방관이요!”, “선생님이요!” 그 시절 우리의 대답은 무한한 가능성과 상상력에서 비롯된 순수한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사회에 나와 현실과 마주하며, 우리는 종종 그때의 꿈을 '순진한 이상'으로 치부하게 됩니다. 과연, 우리가 꿈꾸던 직업과 지금의 현실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이 글에서는 꿈과 현실의 간극이 생기는 이유, 그로 인한 감정, 그리고 그 차이를 마주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
1.어린 시절의 꿈: 가능성과 순수함의 상징
어릴 적 우리가 꾼 꿈은 대부분 외부의 영향과 상상력에서 비롯된 것들이 많았습니다. TV에서 본 멋진 직업, 학교에서 만난 존경하는 선생님, 혹은 책 속의 인물들이 우리의 이상이 되었죠. 그 시절의 꿈은 현실적 조건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것”, “멋있어 보이는 것”, “세상에 도움이 되는 것”에 기반한 순수한 열망이었습니다.
또한 어린 시절의 꿈은 직업 자체보다 그 직업이 주는 이미지에 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경찰이 되어 정의를 실현하고 싶다는 생각, 가수가 되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는 마음은 실제 그 직업의 실상보다는 ‘기대’에 가깝죠. 당시 우리는 노동, 책임, 경쟁, 수익 같은 현실적인 요소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했기 때문에, 꿈은 그야말로 순수한 희망과 동경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어릴 적의 꿈은 아름답고 찬란합니다. 비록 그것이 지금의 현실과는 거리가 있더라도, 그 시절 우리를 움직이게 한 중요한 원동력이었습니다.
2.현실이라는 벽: 꿈과의 거리감이 생기는 이유
성장하면서 우리는 점차 사회적 기준, 경제적 조건, 능력의 한계와 마주하게 됩니다. 대학 진학, 취업 경쟁, 생계 유지 등 구체적인 현실 문제들이 나타나면서, 어릴 때의 꿈은 조금씩 뒤로 밀리게 됩니다. 처음엔 “나중에 꼭 할 거야”라는 마음으로 미루지만, 어느새 우리는 ‘할 수 없는 이유’를 먼저 찾는 어른이 되어 있습니다.
특히 한국 사회처럼 안정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환경에서는 꿈보다는 현실에 적응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예술가, 작가, 스포츠 선수처럼 ‘성공 확률이 낮고 불안정한’ 직업은 부모나 주변 사람들에 의해 ‘비현실적’이라고 평가되기도 하죠. 결국 우리는 타인의 기대와 경제적 조건 속에서, 꿈을 수정하거나 포기하게 되는 선택지 앞에 서게 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선택이 ‘꿈을 저버린 배신’은 아닙니다. 삶은 언제나 유동적이며, 우선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기에 우리는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건, 그런 선택들이 나 자신을 완전히 잃게 만들지 않도록 내 안의 꿈을 완전히 꺼뜨리지 않는 것입니다.
3.꿈과 현실 사이, 그 간극을 마주하는 자세
그렇다면 우리는 어릴 적의 꿈과 지금의 현실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자책하거나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차이를 인정하고 새롭게 해석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첫째, 과거의 꿈을 현재의 삶에서 다른 방식으로 실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소설가가 되고 싶었지만 지금은 다른 직업을 가졌다면, 취미로 글을 쓰거나 블로그를 운영하며 창작의 즐거움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꿈은 반드시 직업의 형태로만 존재하지 않아도 됩니다.
둘째, 현실적인 직업 안에서도 나만의 가치와 의미를 찾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가령 어릴 적 ‘사람을 돕고 싶다’는 꿈을 가진 사람이 현재는 고객 상담 업무를 하고 있다면, 이 역시 사람을 돕는 방식의 연장선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일에 임하느냐에 따라 현실의 일도 충분히 **의미 있는 ‘작은 꿈’**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꿈을 다시 시작하는 데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현실이 안정되거나 여유가 생긴 순간, 늦게라도 다시 꿈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중요한 건 늦었다고 포기하지 않는 용기, 그리고 내 삶의 방향을 끊임없이 되돌아보는 성찰입니다.
맺음말
어릴 적 꿈꾸던 직업과 지금 우리가 가진 현실 사이에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때로는 아쉬움, 때로는 미련이 남기도 하지만, 그 모든 감정은 지금까지 우리가 열심히 살아왔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고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꿈이 우리 삶을 더 따뜻하게 비추는 등불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의 꿈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조금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안에 남아있다는 것, 그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